연평도 꽃게철 여행 2편, 가래칠기해변·꽃게체험·해루질·꽃게라면
연평도에 오면 자꾸 먹는 이야기를 하게 된다.
어쩔 수 없다.
먹을 게 너무 많다.
점심에 소라짜글이와 김국을 먹고도 오후 일정이 기대됐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꽃게철 연평도에 왔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꽃게를 먹기만 한 게 아니라,
그물에 걸린 꽃게를 직접 떼어내고 밤에는 해루질까지 했다.
그리고 그날 밤 알게 됐다.
게는 생각보다 훨씬 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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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게를 먹으러 다시 찾은 연평도. 이번에는 잡히는 순간부터 저녁 식탁까지 함께했다. |
가래칠기해변, 전망대에서 보던 바다로 내려왔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가래칠기해변으로 갔다.
오전에 전망대에서 내려다봤던 바로 그 해변이다.
위에서 보던 바다와 직접 내려와 걷는 바다는 역시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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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에는 전망대에서 내려다봤고 오후에는 직접 해변으로 내려왔다. |
가래칠기해변은 자갈과 몽돌이 깔린 해변이다.
파도가 들어왔다 빠질 때 돌들이 서로 부딪히며 내는 소리도 좋았다.
공식 관광안내에도 주먹만 한 자갈이 깔린 해변과
병풍바위를 이곳의 특징으로 소개하고 있다. 바다온
해변 끝으로 가니 절벽이 나타났다.
파도가 오래 두드린 바위 아래쪽이 둥글게 닳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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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까이 다가가니 오랜 시간 파도가 바위를 깎아온 흔적이 보였다 |
여기는 아름다운 해변이면서 동시에 접경지역이다.
출입 통문과 철책이 있고, 방문 당시에는 저녁이 되면 통문을 닫는다고 안내받았다.
공식 관광정보에서도 가래칠기해변은 군사작전지역으로
출입 가능 시간이 일출부터 일몰까지로 제한된다고 안내한다.
따라서 계절과 군 상황에 따라 시간을 반드시 현장에서 확인하는 편이 좋다.
통문 옆의 전화기까지 보고 있으니 이곳이 북한과 가까운 섬이라는 사실이 다시 실감났다.
바다는 평화로운데 철책은 현실적이었다.
꽃게를 먹기 전에 먼저 그물에서 떼어냈다
가래칠기해변을 본 뒤에는 꽃게 체험을 하러 갔다.
연평도에서는 꽃게를 그물로 잡는다.
배에서 가져온 그물에는 꽃게가 걸려 있었고, 우리는 그 꽃게를 하나씩 떼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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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에 먹을 꽃게를 그물에서 직접 떼어냈다. 식탁에 오르기 전의 꽃게를 이렇게 가까이 보는 것도 처음이었다 |
스무 마리가 넘었다.
대략 스물다섯 마리 정도였던 것 같다.
우리가 떼어낸 꽃게는 연평여행사의 도움으로 따로 챙겨주셨고, 그날 밤 직접 쪄 먹게 됐다.
그 사실을 알고 있으니 꽃게 한 마리를 떼어낼 때마다 저녁 식탁이 조금씩 풍성해지는 기분이었다.
자연산 대하를 보고 타이거 새우인 줄 알았다
저녁 식탁에서도 연평도는 쉬지 않았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대하였다.
연평도에서 잡은 자연산 대하라고 했다.
크기가 정말 컸다.
처음 봤을 때 나는 타이거 새우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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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타이거새우인 줄 알았다. 대하 한 마리의 존재감이 꽤 컸다. |
큼직한 대하를 하나 집어 먹으면 한입이 꽉 찼다.
꽃게도 나왔고 연평도 바다에서 잡은 자연산 회도 함께 먹었다.
연평도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이곳에서는 식탁이 참 넉넉하다.
바다가 바로 식재료 창고인 섬 같다.
밤 8시, 이번에는 우리가 바다로 들어갔다
저녁을 먹은 뒤에는 해루질 체험을 하러 갔다.
어촌계의 협조를 받아 밤 8시쯤 시작했다.
밤바다에 들어가 직접 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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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드렌턴을 켜고 게를 잡았다 |
나는 살아 있는 게가 그렇게 사나운 줄 몰랐다.
시장이나 식당에서 보던 꽃게는 이미 움직임이 없거나 힘이 빠져 있었다.
그런데 바다에 있는 녀석들은 전혀 달랐다.
잡으려고 다가가면 도망부터 갈 줄 알았다.
아니다.
등 뒤를 돌이나 바닥에 붙이고 집게발 두 개를 번쩍 든다.
마치,
‘잡아봐. 물어버릴 테니까.’
하는 자세다.
그래도 설마 얼마나 아프겠나 싶어 손을 댔다.
물렸다.
“악!”
진짜 비명을 질렀다.
손가락이 끊어지는 줄 알았다.
더 황당한 것은 손을 들어도 잘 놓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 한 마리를 손에 달고 흔드는 모양이 됐다.
물속에서는 게가 거의 날아다녔다
잡는 것도 쉽지 않았다.
물속에서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 거의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였다.
뒤쪽을 잡아야 집게를 피할 수 있는데 가만히 있어줘야 말이지.
도망가는 녀석을 쫓아가 발로 살짝 눌러 움직임을 막고, 그제야 뒤쪽을 잡았다.
그 과정에서 또 물렸다.
그래도 계속 잡았다.
아프다고 나오면 여행기가 거기서 끝나지 않는가.
밤바다에서 게와 내가 꽤 진지하게 승부를 벌였다.
잡은 게 가운데 일부는 게장을 담그겠다는 일행분께 드렸다.
밤 9시 반쯤 체험을 마치고 돌아왔다.
낮에 떼어낸 꽃게가 밤참이 됐다
그때 기다리고 있던 게 있었다.
오후에 우리가 그물에서 직접 떼어낸 꽃게였다.
연평여행사에서 세척까지 도와주셔서 그 꽃게를 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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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에 그물에서 떼어낸 꽃게가 밤 9시 반, 드디어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
정말 맛있었다.
살이 실했다.
다른 지역에서 꽃게를 사 먹었을 때와는 확실히 다르게 느껴졌다.
연평도 주민들이 자기네 꽃게가 제일 맛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날은 그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배가 이미 부른 상태였다.
저녁으로 대하도 먹고 회도 먹었다.
그런데 또 먹었다.
꽃게 앞에서 배부름은 잠시 행정 착오가 됐다.
아침 바다는 전날 밤과 전혀 다른 얼굴이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일출을 보러 나갔다.
날씨가 좋았다.
해가 올라오기 전 하늘부터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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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나오기 전부터 하늘은 이미 여러 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
수평선 가까운 곳은 따뜻한 색으로 밝아지고 그 위로 갈수록 푸른빛이 남아 있었다.
색이 한 번에 바뀌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이어지는 그라데이션이 참 좋았다.
그리고 해가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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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에는 게를 쫓아다니던 바다에서 아침에는 조용히 해가 올라왔다. |
밤새 바다에서 게를 쫓아다니던 사람에게 이런 아침을 보여주니 기분이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아침부터 꽃게라면, 그리고 간장게장
연평도에서는 아침밥도 평범하게 끝나지 않았다.
꽃게 라면을 하는 식당으로 갔다.
꽃게가 이름만 들어간 라면이 아니었다.
통으로 푸짐하게 들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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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그렇게 꽃게를 먹었는데 아침에는 또 꽃게라면이었다. 이상하게 또 들어갔다. |
우리가 연평여행사와 함께 왔다고 하니 식당에서 간장 게장도 내주셨다.
담근 지 사흘 됐다고 했다.
이 간장 게장이 정말 맛있었다.
짜지 않았다.
간장 맛이 너무 세게 덮지 않았고 달짝지근했다.
껍데기에 밥까지 넣어 비벼 먹었다.
배가 터질 것 같은데 숟가락은 멈추지 않았다.
연평도를 생각하면 왜 자꾸 음식부터 떠오르는지 알 것 같다.
대하.
회.
꽃게찜.
꽃게라면.
간장게장.
그리고 전날의 소라짜글이와 김국까지.
풍요로운 섬은 사람을 배부르게 보낸다
연평도는 관광객을 붙잡고 뭔가를 계속 팔려고 하는 섬은 아니었다.
꽃게철이면 주민들은 자기 일만으로도 바쁘다.
그런데 여행자는 이상할 정도로 잘 먹고 돌아간다.
바다가 풍요로운 섬이어서 그런가 보다.
이번에 다시 와보니 재작년에 좋았던 기억이 우연은 아니었다.
접경 지역의 긴장도 있고 아픈 역사도 있다.
그 옆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바다가 있다.
그리고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먹거리가 식탁을 채운다.
밤에는 게에게 손가락을 물리고 비명을 질렀지만, 그것까지 재미있는 기억이 됐다.
다시 연평도에 오겠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아마 또 올 것 같다.
다만 다음번 해루질에는 게를 맨손으로 쉽게 보지 않을 것이다.
그건 이번 여행에서 확실히 배웠다.
나루 ON THE ROAD
길 위에서 만나고, 머물고, 기억합니다.
2편 실용정보
- 가래칠기해변: 인천 옹진군 연평면 연평리 522-8. 몽돌·자갈 해변과 병풍바위가 특징이다. 바다온
- 해변 출입: 군사작전지역으로 공식 관광안내에는 일출~일몰 출입으로 안내돼 있다.
현장 통문 개방시간은 계절·군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 - 꽃게철: 2026년 가을에도 서해5도 꽃게 조업이 9월부터 본격화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다음
- 연평도 여행 문의: 연평여행사 공식 사이트에서 고객센터 032-889-1911을 안내하고 있다. 연평여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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